애플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의 국내 판매 가격이 동결된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을 고려하면 애플이 국내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 1차 출시국인 미국에서 전작인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하게 출고가를 동결했다. 그러나 3차 출시국인 한국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사유로 출고가를 인상한 바 있다. 올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 출시 시점 대비 환율이 상당 부분 하락했음에도 제품 가격이 그대로 유지돼 사실상 출고가 인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작년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 1, 2차 출시국은 출고가를 동결한 상태에서 3차 출시국인 한국만 환율이 올랐다고 출고가를 인상한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그런데 올해 아이폰 1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애플은 환율이 하락한 상황임에도 출고가를 하향 조정하지 않고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영국·독일 등에서는 환율을 고려해 전작보다 50파운드, 50유로씩 각각 인하했으나, 한국은 지난해 대비 낮아진 환율에도 기존 수준을 유지해 국내 소비자는 사실상 가격 인상에 해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당시의 고환율(최고 1445원·지난해 9월30일 기준)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출고가에 적용된 환율은 평균 1552원의 비싼 수준이다”며 “사실 환율 1445원도 최근 10년 내 단 한 번 있었던 특수한 상황으로 애플이 한국 시장을 홀대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출고가 배짱정책을 운영할 수 있었겠는가"고 비판했다.
애플의 배터리 교체 비용 정책에 대해서도 국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3월 초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의 수리 가격을 인상했는데, 한국은 인상폭이 43%로 미국과 영국의 29%, 일본 31%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3월 말에는 애플의 ‘갑질’ 관련 공정위의 자진시정안 수용에 따른 보상책 중 하나로 1년 동안 진행됐던 국내 아이폰 수리비 10% 할인 혜택까지 종료되면서 사실상 3월에만 두 차례 가격 인상이 단행된 셈"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최근에는 애플이 제품 수리 정책을 변경해 6개월 만에 가격을 추가로 인상했는데, 결국 올해 세 번의 배터리 교체 비용 인상을 통해 아이폰13 이하 시리즈는 약 63%의 인상률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부담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유럽에서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배터리 교체 비용 인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특정 기준 없이 과도한 인상률을 적용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최근인 9월에는 미국·유럽·인도 등의 수리비가 동결됐고, 영국은 되려 배터리 수리비가 인하(아이폰14 교체 비용 105파운드→95파운드)됐는데, 왜 한국은 반대로 또 인상됐는지 애플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애플이 글로벌 기업다운 품격을 가지고 한국 소비자들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애플의 신단말 출시국 분류 기준과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고 특히 어떠한 형태로든 한국 소비자가 차별받지 않는 형태로의 정책 운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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