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 날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던 다른 로봇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5일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2만6000원) 대비 97.69%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6만7600원까지 올랐으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개인이 27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22억원, 11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가총액은 3조3317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로봇 대장주에 올라섰다. 2위인 레인보우로보틱스(2조7336억원)와의 시총 차이를 6000억원으로 벌렸다.
증권업계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내놨다. 공모 청약에서 33조원의 증거금이 모인 것을 고려하면 ‘따따블(공모가 대비 400% 상승)’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로봇주들은 급락했다. 두산로보틱스가 높은 몸값에 상장하며 기업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는데, 실제 상승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됐던 두산은 이날 19.4% 내린 9만1800원에 마감하며 최근 두 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전까지 대장주였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8.39% 하락했다. 뉴로메카(-12.13%), 에스피지(-11.49%), 로보티즈(-9.63%)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로봇주는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적이 나지 않는 성장주는 금리가 오르면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커진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호재성 자료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 펀드매니저는 “증시 환경이 안 좋은데 재료까지 소멸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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