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과 부실시공 등 아파트 품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분양시장에서 ‘후분양’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공동주택 하자 조정 신청 건수는 총 2만4128건에 달한다. 특히, 2018년 3818건이었던 하자 신청 건수는 2021년 7686건을 기록,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논란까지 겹치며, 예비 청약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이에 ‘후분양’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후분양’은 공정률이 60~80% 이상 진행된 시점에 예비 수요자가 해당 아파트를 확인하고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골조가 세워진 이후에 분양이 진행되는 만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자재 변경 등의 우려가 적고, 부실시공이나 하자 등의 문제가 생길 확률이 선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도 녹지 면적이나 조망권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분양받을 수 있는 만큼, 우수한 상품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공급된 후분양 단지들은 대다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경기 평택시에서 분양한 ‘호반써밋 고덕신도시 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70가구 모집에 1만3996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해 평균 82.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부산 남구에 공급된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 역시 평균 22.25대 1로 청약을 마쳤다.
이에 앞서 올 상반기인 6월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해 평균 36.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둔촌 현대수린나’와 5월 경기 용인시에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4.39대 1), 4월 경기 남양주시에서 분양한 ‘해링턴 플레이스 다산파크’(4.24대 1) 등도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친 바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후분양 아파트의 경우, 통상 입주까지 6개월~1년 정도만 소요돼 빠른 ‘내 집 마련’ 이 가능한데다, 재산권을 빠르게 행사할 수 있어 환금성도 높게 평가된다”라며 “최근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분양업계에서도 수요자 확보를 위해 후분양 방식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향후 공급될 후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GS건설이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일원에 시공하는 ‘고촌센트럴자이’는 이달 중 분양 예정이다. 아파트 전용 63~105㎡ 129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를 통해 채광과 일조권 효율을 높였고,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4베이(거실과 방 3개가 나란히 배치된 형태) 맞통풍 구조(일부 타입 제외)를 적용했다. 일부 타입은 알파룸과 현관 팬트리 등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시니어 클럽을 비롯해 작은도서관과 주민운동시설,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으로 구성된 입주민 전용 ‘클럽 자이안’이 조성된다. 입주는 2024년 6월 예정이다.
DL이앤씨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민간참여 공공분양 단지인 ‘동탄레이크파크 자연&e편한세상’을 후분양으로 선보인다. 아파트 전용 74~115㎡ 총 122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74ㆍ84㎡ 907가구는 공공분양으로, 전용 95ㆍ115㎡ 320가구는 민간분양으로 공급된다. 스카이라운지와 스카이 게스트하우스 등 커뮤니티가 들어서며, 입주는 2024년 6월 예정이다.
부영주택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 조성하는 ‘부산신항 마린애시앙’을 분양 중이다. 아파트 전용 59~84㎡ 총 484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준공 후 공급되는 ‘후분양’ 아파트로,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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