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집중 유세에 나섰다.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유세전을 펼치면서 대선에 버금가는 스케일의 선거 지원이 펼쳐졌다.
5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히 이날 하루 일정을 '강서구'로 빼곡하게 채웠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회의에서 "강서구청장 보선은 일 잘하는, 국민 심부름을 할 머슴을 뽑는 선거, 국민이 원하는 지역발전사업과 민원을 풀어낼 해결사를 뽑는 선거"라며 "고도 제한 완화를 조속히 해결하려면 대통령, 국토부 장관, 서울시장과 직통 핫라인이 있는 여당 구청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어 강서구 경로당과 송화시장을 방문하고, 방화동 모아타운 통합추진위 사무식 개소식 일정에도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저녁에는 화곡역 사거리에서 총력 유세에 나섰다. 사전투표 전날 이뤄진 이날 저녁 총력유세는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정진석 명예 공동선대위원장, 권영세·나경원 선대위 상임고문과 40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 등이 총출동해 대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경기·인천의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100여 명의 당원까지 합치면 총 500여 명이 유세장에 모였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강서구민 숙원사업 해결하라는 머슴 일꾼을 뽑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재개발, 재건축하겠다는 당이고, 민주당은 안 된다는 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6년간 구청장을 맡아서 서울의 25개 구 중에 강서구를 제일 낙후된 구로 만든 민주당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 16년 심판론'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이날 사퇴하고 김태우 후보와 단일화를 결심한 이명호 우리공화당 후보도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이번 선거는 반드시 보수가 하나 돼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진교훈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국회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기준으로 20개 조로 나뉘어 피케팅, 상가 방문 등 유세 활동을 하며 선거를 지원했다. 시당 차원에서는 '강서구 지인 찾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단식 이후 회복 치료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후방에서 선거를 지원했다. 이 대표는 영상에서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 주권자인 여러분이 행사하는 한 표, 한 표가 나라와 내 지역의 운명을 결정한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는 이날 저녁 발산역 사거리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현장에는 계파를 초월한 약 5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모였다. 정청래·박찬대·서영교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물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비명계 강병원·오영환·이소영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한 강서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총선 바로미터"라며 "승리 기세를 몰아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 정부에게 교훈을 주고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꼭 승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각종 실정과 부패, 비리를 제대로 밝히고, 제대로 공격하겠다"며 "그리고 이제 검찰 정치, 오만한 독선의 정치 끝장내도록 하겠다. 오만한 정부에게 국정운영 기조 바꾸라고 우리가 확실하게 경고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오는 6~7일 강서구 구내에 설치된 사전 투표소 20곳에서 이뤄진다. 보궐 선거일인 11일이 공휴일이 아닌 평일인 만큼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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