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의 장관직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하자 이를 두고 여야 간의 책임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여권에선 민주당이 후보자를 공격하기 위해 청문회를 활용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전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펼쳐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후 11시께에 민주당 소속 권인숙 위원장의 '사퇴 요구' 발언으로 파행됐다. 권 위원장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흡을 질타하며 "의원들의 질의를 도저히 감당 못 하시겠으면 사퇴를 하셔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중립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반발하며 김행 장관과 함께 퇴장을 시도했다. 장내가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되자 권 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회의장을 나선 여당 의원들과 김 후보자는 복귀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복귀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6일까지 연장하는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와 여당 의원들은 6일 오전 10시에 열린 청문회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정회를 선언하고 6일 자정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소셜뉴스와 소셜홀딩스 주식 차명거래 의혹', '스팀잇 코인 거래', '자녀 주식매입 의혹'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야당들을 향해 여러 차례 "(자료를 제출할)생각이 없다"며 "고발하시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주요 자료는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고, 당사자의 동의가 없다"고 거부하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위키트리 관련 의혹은 "기업의 영업 비밀이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민주당 여가위 의원들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행 후보자는 법적 수사 대상인 주식파킹, 배임, 주식 가치 조작 의혹에 대한 국회의 성실한 자료제출 요구를 일관되게 무시했다"며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기본 소양과 자질, 진정성마저 결여된 김행 후보자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 복귀하지 않으면 각종 의혹들을 묶어 고발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여당은 파행의 책임이 야당에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여가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단독으로 차수변경을 했는데, 이는 우리 당과 전혀 합의하지 않고 위법한 것이기에 국민의힘과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권인숙 여가위원장의 사퇴가 있기전까지는 국정감사를 제외한 향후 의사일정을 합의해 줄수가 없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문회 이탈 이유 및 복귀 여부와 관련해)후보자가 입장을 전달하지 않아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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