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공모주 배정 역차별 논란…"해외기관만 500억원 벌었다"

입력 2023-10-06 14:57   수정 2023-10-10 11:55

이 기사는 10월 06일 14: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첫날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차익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뛴 뒤 계단식 하락세를 보이는 공모주 특성상 첫날 대량 매도가 가능한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기관 투자자에 비해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의 두산로보틱스 투자자별 매매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이 상장 당일인 5일 165만8035주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가(2만6000원) 기준 431억원어치다. 상장일 평균 거래가격이 5만5000원~5만60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공모주를 배정받아 약 480억원의 매도차익을 누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첫날 유통가능 주식수는 총 1190만주다. 이 가운데 일반 투자자가 486만주를 가지고 있고, 국내 기관 투자자가 61만주, 기존 주주가 309만주, 그리고 해외 기관 투자자가 33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증권사로부터 배정받은 334만7002주의 49%인 165만 8035주를 상장 당일 매도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적은 만큼 상장 직후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을 빠르게 처리한 셈이다.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통상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때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는다. 지난달 두산로보틱스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한 해외 기관 256곳 중 의무보유확약을 맺지 않은 기관은 모두 208곳으로 전체의 81%에 달했다. 6개월 이상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해외 기관 투자자는 28곳(10%)에 불과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해외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한 물량 390만주 가운데 334만주(85%)를 확약을 하지 않는 기관에게 부여했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한 곳을 중심으로 공모주를 배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 1664곳 중 공모주를 배정 받은 1131곳(67.8%)이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다. 이때문에 상장 당일 국내 기관들은 공모주를 매도하지 못했다.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일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한 지분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 5일 개인 매수량은 493만주로 집계됐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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