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 재임 시절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출장 경비를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한 시민단체로부터 6일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이날 보고자료를 통해 "국민 세금으로 1억이 넘는 출장비를 사용했지만 이를 4000만원 가까이 축소 보고한 것은 '허위공문서작성및동행사'에 해당하고 이는 국민을 기망한 행위다"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박 전 장관이 재임 시절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공무원 해외 출장 정보 사이트인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btis.mpm.go.kr)에 출장 수행 인원과 경비를 축소해 올린 것이 드러났다"면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6박 8일 동안의 미국 출장 수행 인원과 경비를 축소 보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동혁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법무부 장관 해외 출장 및 출장비 정산내역'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이 재임 당시 지출한 해외 출장비는 일평균 1074만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금까지 해외 출장에서 하루 평균 569만원을 사용했다.
미국 출장으로만 비교하면 박 전 장관은 6박 8일간 출장 가며 11명의 수행원과 총 1억713만원의 경비를 썼다. 한 장관은 7박 9일간 수행원 3명이 동행했으며 총경비는 4840만원이었다.
자료가 공개된 후 박 전 장관은 출장비를 축소 공개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법무부 자료에는 수행원 11명, 경비 1억713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던 반면 자체 보고서에는 수행원 5명, 경비 684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런 법무부 출장비 논란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국회 법사위에서 한 장관과 설전을 벌이다 시작됐다. 김 의원은 출장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당시 한 장관은 "지난 정부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는 한 장관과 법무부 직원이 미국 출장비로 쓴 국민 세금 4800여만 원의 내역을 공개하라고 고발했고 1심 재판부는 지출 증빙자료를 공개하라고 지난 8월 판결했다.
한 장관이 한 달여 간 이를 공개하지 않자 김 의원이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한 장관은 '전부 공개하겠다'고 공언했고 결국 한 장관 것뿐 아니라 전임 장관들의 출장비까지 모두 공개되는 바람에 '타이트하게 다녀왔다'던 박 전 장관이 오히려 난처해졌다.
한 장관보다 출장 일수가 하루 적었는데도 2배 더 많은 1억원가량의 출장비를 썼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수행원 수가 11명으로 3명이었던 한 장관보다 많았던 게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경비가 축소돼 신고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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