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통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세 종류다. 백신 형태에 따라 접종 가능한 대상과 가격이 다르다. 접종 후 이상 반응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환절기에 환자가 늘어나는 대상포진과 이를 예방하는 백신에 대해 알아봤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발진, 수포 등이 신경절을 따라 옆으로 번진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등이나 허리 등 몸통에 병변이 생기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안구나 혀, 귀에도 대상포진 병변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탓에 얼굴 한쪽이 마비되고 청력을 잃기도 한다. 방광 등에 합병증이 생겨 소변을 보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고령층이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겐 전신에 대상포진 병변이 생기거나 뇌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층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오랜 기간 고생하는 환자도 많다. 대상포진이 생기면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권순효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를 빠르게 투여하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며 “초기에 항바이러스제 주사나 먹는 약을 활용해 1주일 정도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상포진은 고령일수록 발병 빈도가 높다. 노화나 질병 등으로 바이러스 재활성을 억제하는 면역세포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에게도 다시 생길 수 있다. 최근엔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에서 만 50세 이상 성인을 코로나19 감염 이력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분석했더니 감염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1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21% 정도 높았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의 64%는 50대 이상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대한감염학회는 만 50세 이상 성인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조스타박스의 만 50세 이상 대상포진 예방률은 51%, 조스타박스와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스카이조스터 예방률도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 이들 생백신은 나이가 들면 백신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만 80세 이상의 생백신 예방률은 18% 정도로 보고된다.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예방률 97%를 기록했다. 80세 이상에서도 91%다. 접종 후 8년 정도가 지나면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생백신과 달리 싱그릭스는 10년 뒤에도 예방률을 유지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이런 예방 효과를 고려해 과거 생백신을 접종한 적이 있는 사람도 사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생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접종 대상에 제약이 있다. 중증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 때문에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어 맞지 못한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생백신을 접종하면 오히려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상포진에 걸렸다면 대상포진 급성기 증상이 지나고 6개월~1년 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싱그릭스의 단점은 투여 횟수와 높은 가격이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한 번만 맞으면 되지만 싱그릭스는 2~6개월 간격으로 두 번 맞아야 한다. 근육주사인 데다 면역증강제 성분 때문에 통증도 다소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의 서울지역 동네의원 평균 가격은 각각 17만원과 15만원이다. 싱그릭스는 회당 25만원 정도인 주사를 두 번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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