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공격으로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이스라엘은 국내 성지순례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교부는 8일 기존에 '여행자제'(여행경보 2단계)를 권고해온 이스라엘 내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여행경보는 1단계 여행유의·2단계 여행자제·3단계 출국권고·4단계 여행금지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이와 별개로 여행자제와 출국권고 중간의 2.5단계에 해당하며,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최대 90일간 발령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미 지난 7월 긴장 고조에 따라 4단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여행금지 지역에 한국 국민이 체류하려면 정부로부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또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 인근 5km에는 3단계 출국권고 경보가 적용되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으나 교민 및 여행객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제3국으로 출국하기를 권유하며 신규 입국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 종교의 성지로 한 해 한국인 관광객 6만명이 찾고 있다. 이스라엘 여행 성수기로 알려진 1, 2월엔 아시아 국가 중 이스라엘 방문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선 하마스의 공격이 성지순례 필수 코스에 속하는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관광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관광청은 "관광부 공지에 따르면 이스라엘 체류 외국인 관광객은 약 13만명에 달하는데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7일(하마스 공격 당일)부터 관광 핫라인을 통해 한국 주요 여행사 및 항공사에 실시간 안전 정보를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국적의 델타항공과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항공은 우선 지난 주말 텔아비브로 오가는 항공편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도 텔아비브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항공편을 한 편만 빼고 모두 취소했다.
대한항공도 오는 9일 출발 예정이던 인천발 이스라엘 텔아비브행 항공편(KE957)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오는 11일 이후 계획된 항공편의 운항 여부는 추후 결정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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