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6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0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3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5% 내렸지만 SK하이닉스는 4.97%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HBM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로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해오던 SK하이닉스는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SK하이닉스를 선호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지난 5일 HSBC는 한국 반도체 최선호주로 SK하이닉스를 꼽고 목표가를 15만원으로 제시했다. 업황 회복 시 가장 큰 반등이 기대되고, AI 관련 수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 5일 씨티증권도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업황 회복 최대 수혜주로 꼽고 목표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씨티증권은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어 반도체 가격 상승 시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HBM, 첨단 패키징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강점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1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높이고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