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9일 14: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성장 소설 ‘오퍼링스(Offerings)’가 영화로 나온다.
9일 글로벌 영화·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오퍼링스 연출과 각색은 전 세계 28관왕 화제작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의 앤소니 심 감독이 맡는다. 내년 가을께 서울과 미국에서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영화 ‘레버넌트’, ‘스포트라이트’, ‘이터널 선샤인’ 등을 제작한 헐리우드의 ‘어나니머스 콘텐트(Anonymous Content)’가 김지운 감독, 송강호 배우가 설립한 ‘앤솔로지 스튜디오(Anthology Studios)’와 공동으로 영화를 제작한다.
2020년 출간한 ‘오퍼링스’는 학자가 되라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월가 투자은행에서 근무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 주인공 ‘대준’이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한국에 와 국채 발행 업무와 구조조정을 위한 재벌 기업 계열사 매각 등을 담당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자아 정체성의 문제,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적 역할 간의 갈등 및 치유 등을 담고 있는 성장 소설이다.
MBK파트너스의 설립자이자 자선가인 김병주 회장은 한국의 IMF 구제금융 신청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오퍼링스를 완성시켰다. 현재 자신의 두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어나니머스 콘텐트와 앤솔로지 스튜디오 관계자는 “오퍼링스는 갈라지고 분리된 사회와 그 속에서 한 개인의 자아 재발견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며 “앤소니 심 감독이야말로 이러한 분열된 정체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앤소니 심 감독은 “오퍼링스의 첫 장을 읽는 순간부터 나의 다음 영화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며 “이 작품의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내 머리 속에서 도저히 오퍼링스 속 인물들을 지우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깊이 빠져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간 헐리우드에서는 ‘미나리’, ‘파친코’ 등 한국계 이민자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전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영화인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개최돼 전 세계 영화 관계자와 영화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월 국내에서도 개봉돼 화제를 이끌었던 앤소니 심 감독의 ‘라이스보이 슬립스’도 1990년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아들 동현과 함께 이민 온 홀어머니 소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민자의 정체성, 가족 간의 갈등을 그린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지난해 토론토 국제 영화제 플랫폼 프라이즈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밴쿠버 국제 영화제 관객상과 캐나다 작품상, 부산 국제 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 올해 밴쿠버 영화 비평가 협회상에서 최우수 브리티스콜롬비아 영화상, 감독상, 캐나다 영화부문 여우 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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