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으로 한국 왔어요. 많은 분이 환영해 주셔서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일본 카가와현의 사카이데 제일고등학교 2학년 아노 아야(阿野 彩·17)는 인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나코를 비롯해 사카이데 제일고등학교 수학여행단 33명은 학교장의 인솔 아래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이용해 9일 입국했다.
일본 카가와현 수학여행단의 방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입국한 일본 학생들은 앞으로 3박 4일간 서울 경복궁, 청와대, 남대문 등을 방문하고, 한국 학생들과 함께 K-POP 댄스와 한복 및 전통문화 체험을 할 예정이다.
다카마쓰는 일본 시코쿠 북부 카가와현에 있는 인구 41만여 명의 소도시로, 경북 구미시 인구와 비슷하다. 한국에서 이곳을 오가는 국제 노선은 에어서울이 유일하다. 에어서울은 올해 12월까지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통해 약 150명의 수학여행단이 입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곳 주민들과 학교들이 잇따라 여권을 발급하고 한국 단체여행까지 나선 건 에어서울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재취항 노선(인천~다카마쓰)이 다시 끊기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일본 지역자치단체들은 카가와현(다카마쓰) 주민을 대상으로 여권 취득 비용 5000엔, 돗토리현(요나고) 주민 대상으로는 3000엔 캐시백을 해주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 관광객을 태우고 온 비행기가 돌아갈 때 텅 빈 채 보내지 않기 위해 다카마쓰 주민과 정부가 한국 여행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 여행객도 한국에 와 양국의 수요 균형이 유지돼야 이 도시의 유일한 국제선 노선이 유지될 수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카가와현(다카마쓰)과 돗토리현(요나고) 노선 등 일본 소도시를 단독 운항 중이다. 노재팬과 팬데믹 당시 양 지역 주민들은 에어서울에 운항 중단을 막아달라는 탄원서를 내기도 할 정도다. 에어서울은 카가와현(다카마쓰)에 이어 일본 '깡촌'으로 불리는 돗토리현(요나고) 노선도 10월부터 재개한다. 한국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지역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조진만 에어서울 대표는 "일본 소도시 노선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의 협력 아래, 여권 비용 지원과 학교 단체 수학여행 유치 등 노선 활성화를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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