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인천 송도와 영종도 전셋값이 높아지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교통망 개선 기대도 커졌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연수구 송도동에서는 90건의 갭투자 거래가 이뤄졌다.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꼽혔다. 같은 기간 영종도(중구 중산동)는 갭투자가 51건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송도와 영종도 전셋값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첫 주(지난 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중구 전셋값은 전주 대비 0.35%, 연수구는 0.3% 상승해 인천 전셋값을 견인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송도풍림아이원 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3억4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같은 면적 전세금은 3억원 이하였다. 같은 면적 매매가는 5억원 후반대다.
영종도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억원 안쪽으로 좁혀졌다. 중구 중산동 ‘영종국제도시한신더휴스카이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2억5000만원에 새로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 7월 전셋값은 1억5000만~1억65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매매는 3억1000만원 선이었다. 이 단지에서는 8월 2억7000만원에 손바뀜한 집에 전세 계약이 2억5000만원에 이뤄져 2000만원으로 갭투자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전셋값이 오른 것은 건설사의 아파트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줄어드는 등 공급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아파트 거주 수요는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종도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천에서 전세 사기가 크게 불거져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파트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교통망 개선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GTX-D 노선을 인천공항과 영종도 등으로 확장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장기에서 시작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뒤 서울 삼성역에서 나뉘어 경기 남양주 팔당과 여주를 종점으로 하는 ‘더블 Y자’ 형태 등이 확장 노선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또 내년 상반기 GTX-B노선 전 구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시작해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역으로 이어진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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