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마존은 특정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종속되지 않겠다며 AWS를 통해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가 LLM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애플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마저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나서자 뒤늦게 앤스로픽에 손을 내밀었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생성형 AI는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인 AWS는 강력한 AI 도구를 장착한 MS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등 경쟁자의 거센 추격에 쫓기고 있다. 여기에 AI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까지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컴퓨팅 파워를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을 넘본다. AWS의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MS가 올해 초까지 오픈AI에 투자한 자금은 총 110억달러(약 15조원)다. 이를 통해 오픈AI의 지분 49%를 확보했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900억달러(약 121조원)로 연초 대비 세 배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이 108조원이다. 선구안을 갖고 한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 ‘기술 주도권 확보’와 ‘투자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오픈AI를 MS가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생성형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산업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유지해온 경쟁우위가 단숨에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같은 출발선에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6개월 뒤도 장담할 수 없다. 산업혁명과도 같은 파괴적 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른 아마존이 주는 교훈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