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함께 나눈 대화와 다양한 경험들이 자양분이 되어 추후 어떠한 문제에 부딪혀도 유연하게 헤쳐 나갈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 멘토링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허영숙 전 한국생산성본부 센터장(사진)은 "멘토와 멘티가 경험을 함께 코디네이팅하게 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허 전 센터장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해 10월부터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시작한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는 금융지원과 자산 형성지원 등 총 2가지 부문으로 구성돼 현재까지 약 1000명의 청년을 돕고 있다.
허 전 센터장은 청년과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해 커리어·라이프 코치로 참가했다. 석세스파인더(SuccessFinder)라는 내재 성향 진단프로그램을 활용해 성장영역 확대와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허 전 센터장은 "현재 라이프 코치로서 두 명의 멘티를 담당하고 있다"며 "이 중 한 분은 미혼모 직장인으로, 육아에 대한 부담이 크고 최근 전세 사기까지 당해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 자녀의 엄마이자 워킹맘 경험을 가진 멘토로서 멘티가 육아와 직장생활로 지치지 않도록 균형과 자기 돌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며 "아기 엄마도 아기 돌봄과 엄마로서의 성장을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육아를 처리해야 하는 일로만 여기지 말고 아이와 함께 자신도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도록 조언했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을 갖는 데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난 뒤 제빵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멘티의 모습에 기뻤다"며 "중요한 것은 육아에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아기와 엄마가 함께 일상을 누리는 것이다. 이렇게 멘토링이 계속되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그 부담 대신 육아와 자기 삶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담아내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 전 센터장은 "멘티에게 어떠한 답을 주기보다는 그가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꿈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것이 멘토링"이라며 "여태껏 혼자 해결하던 것들을 관계에 의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청년들에게 가르치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청년들은 배운 것들을 자기 방식으로 새로 정립할 완충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저는 카페 창업을 꿈꾸는 멘티에게 다음 만남까지 카페 주인의 눈으로 카페 세 군데를 관찰해보라고 말한다"며 "내가 카페 주인이라면 테이블 배치를 어떻게 할지, 벽에는 무엇을 써서 붙여놓을지 다양한 질문을 던져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직접 경험하고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멘티도 스스로 배운 것을 체계화하고 나만의 형식을 만들어야 나중에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허 전 센터장은 "지금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평한 사회"라며 "배경이나 학벌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사회에서 인정받고 구현할지가 중요하다. 기회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는 그 기회를 내 안에 담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 시스템 안에서 연습하는 모든 것이 좋은 성장 자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