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앞으로 모든 정책 사업을 약자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설계하기 위해 ‘약자동행지수’를 개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약자동행지수’를 10일 발표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오세훈 2기의 핵심 시정 철학 중 하나인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지수를 개발한 것이다.
사회적 약자 개념을 반영한 지표가 없었던 건 아니다. EU사회적 배제지표, OECD 삶의 질 지수 등이 있지만, “빈곤율 등 거시적인 지표를 다뤄 정책 성과를 다루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도시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약자동행지수’가 세계 최초다.
약자동행지수는 사회적 위험에 따른 일상의 영역을 생계, 주거, 의료,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등 6개로 나눴다. 총 50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됐다. 세분화된 평가와 분석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조기 발굴하고 위기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우선 생계·돌봄 영역의 대표 지표는 위기가구 지원율, 안심소득 지원 가구의 근로 만족도, 영유아기 틈새돌봄 제공률 등 12개다. 취약계층이 자립하고 돌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점 과제다.
주거 영역은 주거비 부담 해소에 중점을 뒀다. 공공임대주택 재고 수, 주거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 규모 등 6개 지표로 구성됐다. 의료·건강 영역에선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자살고위험군 관리율 등 10개 지표를 반영했다.교육·문화에선 교육 소외계층 맞춤형 지원 규모, 취약계층 아동의 학습역량 수준 등 8개 지표로 평가한다. 이밖에 안전 영역과 사회통합 영역에는 각각 9개, 5개 지표를 반영했다.
시는 산출된 ‘약자동행지수’ 결과를 시정 운영 전반에 반영해 약자 관점에서 사업을 체계적으로 설계 운영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2022년을 기준연도(100)로 삼아 각 영역 지표값의 상승 또는 하락 여부를 분석한다. 세부사업의 실적을 정량화된 지표로 평가해 예산 분배를 효율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약자동행지수’가 시민 삶의 질 개선을 확인하는 잣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매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신규지표 추가, 기존지표 보완 등 지수의 신뢰도와 정확성도 높일 예정이다.
오 시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소외된 취약계층을 보듬고 배려하는 약자와의동행을 최우선 시정 철학으로 삼고 나아가겠다”며 "지수를 통해 모든 정책들이 약자 친화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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