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유정(23) 사건의 재판부가 피고인들이 제출하는 반성문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다른 사건의 결심공판에 출석한 피고인 A씨의 잦은 반성문 제출과 정유정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정유정도 계속해서 반성문을 써내고 있지만, 그게 반성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반성문은 본인의 처한 상황을 되돌아보고 뭐가 잘못됐는지, 본인의 심정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겠다는 내용들이 들어가야 한다"며 "재판부에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정유정의 경우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둔 지난 7월 7일부터 최근까지 석 달간 13번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정유정은 반성문을 쓰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판사가 (반성문을) 제대로 읽어볼까"에 대해서도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부장판사는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유정에게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을 비롯해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50분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26)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남 양산 낙동강변 인근에 유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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