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사둘까?"…외면받던 '金'에 관심 쏠리는 이유

입력 2023-10-10 16:52   수정 2023-10-10 17:07


한동안 내리막을 탔던 금 가격이 오랜만에 반등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은 1.19% 오른 g당 8만147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내림세를 소폭 회복했다.

지난 5월부터 줄곧 가격이 빠졌던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반등했다. KODEX 골드선물(H)은 2.15% 오른 1만1855원에, TIGER골드선물(H)는 2.17% 오른 1만2690원에 장을 마감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4.38% 올라 1만4645원에 장을 마쳤다.

금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상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투자상품이다보니 금리가 오르면 채권·예금 등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보유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커져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교전 규모가 큰데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일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전진 배치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국제 금 가격도 상승세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약 1% 오른 트로이온스당 1864.3달러에 거래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시장에서 금 선물은 0.34% 더 오른 1870.55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사태가 장기화할지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그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국지적 분쟁은 여러차례 있었고, 대부분 큰 규모로 번지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미국과 이란으로 확전하지 않는다면 시장도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사태에 이란이 직접 얽힌다면 얘기가 좀더 복잡해진다"며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이 막혀 국제 유가가 오를 수 있고, 이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Fed가 금리 인상에서 한발짝 멀어지는 등 연쇄적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이란과의 대화 복원에 나서고 있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로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등 방향을 선회한다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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