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약 1조3300억원의 해외부동산 자산에서 이자 및 원금이 미지급되는 등의 이른바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총 잔액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55조 8000억원이었다. 직접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35조9000억원이었다.
이중 1조 3300억원 상당의 자산에서 선순위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섹터별로 보면 오피스가 5700억원, 호텔이 2500억원, 상가가 1300억원, 복합시설이 1800억원 등이었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 지역이었다. 미국, 유럽 등에선 코로나19이후 재택 근무가 정착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같은 이유로 향후에도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위험에 노출되는 자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금감원은 대출 조건조정 및 만기연장, 재구조화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가 가능하고,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의 비중이 국내 금융회사 전체 자산(약 6762조원)에 비해 크지 않은만큼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해 개별 투자내역별로 밀착 점검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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