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주간지들은 이를 선정적 이슈로 다뤘다. 한 여성지는 송년 특집에서 그에게 ‘발광상’을 주며 조롱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1970년 열린 그의 개인전에 철거 명령을 내렸다. 충격을 받은 정 작가는 작품활동을 중단하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그가 다시 국내에서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미쳤다’는 얘기를 들었던 그의 실험적 예술은 지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에는 그의 작품 ‘키스미’가 맨 앞에 있다. 10월 11~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주요 여성 작가를 기리는 ‘모던 우먼’ 섹션에도 그의 작품이 대거 나온다. 정강자는 11명의 참여 작가 중 유일한 아시아인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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