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이 8분 지각했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대전시교육청,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전의 한 사립고등학교의 고3 학급 담임교사 A씨는 지난 8월 22일 등교 시간보다 8분가량 늦은 학생 B군의 목을 조르면서 벽으로 밀쳤다.
A씨가 B군에게 지각 사유를 묻자 B군이 '늦잠 잤습니다'라고 대답한 뒤 벌어진 일이다. B군은 이어 복도로 나가 "'늦잠 잤습니다' 이 여섯 글자가 뭐가 잘못됐냐"고 했고, A씨는 B군의 뺨을 두 대 때렸다.
A씨의 폭행에 B군은 뺨이 부어오르고 목에 상처가 났으며 턱관절 통증 등으로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다. 당시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학교는 A씨에 대해 교육청과 경찰에 각각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를 접수했다.
조사에 착수한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9월 말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폭행을 학교폭력으로 판단하고 피해 학생 보호 조치 1호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B군은 심리상담을 받고 있으나, A씨와의 '분리 조치'는 내려지지 않아 A씨는 별다른 제재 없이 여전히 담임을 맡고 있다.
B군의 어머니는 "교육에 있어서 어느 정도 체벌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지만, 담임교사가 합당한 이유 없이 학생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리는 건 체벌을 넘어선 학대와 폭력"이라며 "아이는 폭행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미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여전히 담임 분리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화가 난다"고 했다.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만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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