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생기는 시기인 환절기에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고생을 할까? 첫 번째로 체력이 약한 사람이다.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성인의 정상체온 36.5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생명 활동의 기본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이 체온 조절이 어려운 것이다.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돈을 기초생활비라고 하는데 몸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저절로 소비되는 에너지를 기초대사량이라고 하는데 기초대사량 대부분이 체온 유지에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덕스러운 환절기에는 체온 조절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 많지 않은 에너지를 체온 조절에 쏟아부으면 감기 바이러스가 그 틈을 노려 몸에 침투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점막이 건조한 사람이다. 우리 몸은 항상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투를 받는다. 그럼에도 건강할 수 있는 이유는 몸 바깥은 피부가 보호하고 있고 몸 안은 점막이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 점막, 코 점막, 구강 점막, 위 점막, 장 점막, 생식기 점막, 방광 점막 등 점막은 면역의 제1차 방어선이다. 특히 점막으로 덮인 우리의 기관지는 섬모 운동을 통해 세균과 바이러스, 이물질 등을 청소한다.
섬모는 기관지 점막에 붙어 있는 아주 촘촘한 물걸레 청소기라고 보면 되는데 환절기에 기관지가 건조해지면서 기관지 점막의 섬모세포들이 말라비틀어진다. 마른걸레가 청소를 잘할까? 젖은 걸레가 청소를 잘할까? 당연히 말라비틀어진 기관지는 세균,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춥고 건조한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비염, 결막염, 감기를 피해 가려면 점막이 촉촉해야 한다. 어쨌거나 감기에 걸리면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므로 감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버티지 말고 초기에 재빨리 막아내야 한다.
감기는 약을 먹어도 1주일, 안 먹어도 1주일이란 말이 있다. 감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생존하는 기간이 7일 정도이기 때문이지만 감기를 초기에 잡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감기 합병증 때문이다. 감기 바이러스를 초기에 잡지 못하면 호랑이 굴에서 여우가 대장질하듯 바이러스가 치고 나간 자리에 세균이 들어와서 2차 감염이 일어난다. 그러면 편도선염, 중이염, 기관지염, 비염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아주 심하면 폐렴이나 천식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담뱃불이 산을 태우는 격이다. 그러므로 감기는 무조건 초기에 잡아야 한다.
이지향 충남 아산 큰마음약국 대표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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