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단계의 연구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1~2년 내에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각 사업부 개발팀, 3~5년 후의 미래 유망 중장기 기술을 개발하는 각 부문 연구소,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SAIT(옛 종합기술원) 등이다. 연구개발(R&D) 구조를 체계화하고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세계 41개의 R&D센터를 운영하며 제품 기술 개발은 물론 미래 기술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정보기술(IT) 분야에서 R&D에 집중한다. AI 글로벌 R&D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 지원에 힘쓰고 있다. 세계 주요 지역에서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 연구에 나서는 한편 인재 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3G·4G·5G(세대) 통신을 선도해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R&D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 선점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비욘드(Beyond) 5G·6G’ 등 선행 연구를 주도하고 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를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에 나선다. 우선, 멀티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한 해 5억 대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차별화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최적화했다는 의미다. 고객들이 가장 쉽고 편안하게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가장 똑똑한 기능을 개인화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R&D에 집중한다. 세계 2억8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지속 발전시켜 ‘의미 있는 연결’ 경험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
이런 밑그림은 최근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3(SDC 23)’을 통해 구체화됐다. SDC는 삼성전자가 개발자들과 소프트웨어·서비스·플랫폼에 대한 비전과 혁신을 공유하는 자리로, 개막식에는 전 세계 개발자와 파트너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기술 혁신과 함께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즐거운 고객 경험을 구현하기 위한 에코시스템 강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연간 팔리는 우리 제품이 5억 대를 넘고, 삼성 계정 이용 고객은 6억 명을 넘는다”며 “우리는 모든 고객에게 보다 진화한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용자 개인에게 최적화한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 혁신을 강조했다. 스마트TV·생활가전·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한 제품 경험 확대와 수면·건강·푸드를 중심으로 한 ‘헬스’ 경험 강화 방안 등도 소개했다.
스마트싱스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기 간 호환을 위한 표준 기술인 매터(Matter)에 이어 올해는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협의체 HCA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2억9000만 명의 스마트싱스 사용자가 다른 브랜드 제품까지 제어할 수 있게 됐다.
AI 음성 비서인 ‘빅스비’와 관련해서는 한 공간에서 연결된 여러 기기가 동시에 명령을 들어도 하나의 기기가 정확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 간단한 명령으로 개인별 맞춤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진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초연결 시대에 더 많은 삼성전자 기기에서 한층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TV 플랫폼인 타이젠을 세탁기 오븐 등 더 많은 제품에 탑재해 한층 스마트하고 개인화한 홈(Home)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용자와 기기, 서비스를 연결해 홈을 중심으로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돌보는 헬스 솔루션을 제시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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