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 소재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고객몰입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국내 대표 소재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 혁신을 이뤄가며 글로벌 톱티어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효성은 “자체 개발한 원천 소재는 혁신 제품의 근간이며 경쟁력 창출의 핵심”이라는 연구개발(R&D) 철학으로 1971년 국내 최초 민간기업 부설연구소인 효성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78년 중공업연구소도 설립했다. 2019년엔 섬유·첨단소재·화학 부문의 핵심 공정 및 설비 기술 운영을 총괄하는 생산기술센터도 출범시켜 공정상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부서 간 소통을 강화했다.
이런 연구개발을 통해 효성티앤씨가 개발한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creora®)’는 12년 동안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있는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섬유다. 최근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creora® bio-based)’의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이 2025년 탄소국경세(CBAM) 전면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원료부터 친환경적인 소재(바이오 소재)에 대한 글로벌 고객 수요가 증가하자 이에 선제적으로 1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효성티앤씨는 우선 구미 등 국내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생산을 시작해 향후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기지까지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 확대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생분해 섬유 등 차세대 친환경 섬유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업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 섬유 ‘리젠(regen)’을 200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친환경 섬유 시장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각 지방자치단체, 항만공사들과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을 △리젠서울 △리젠제주 △리젠오션 등의 리사이클 섬유로 재탄생시켰다. 이 회사는 2007년 세계 최초로 폐어망을 재활용해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 개발에도 성공했다.
섬유 사업에서 집적된 원천기술력은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고성능 특수섬유 개발로도 이어졌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국내기업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독일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는 네 번째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로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25%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수소차의 연료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에 사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현재 탄소섬유 생산능력인 연 9000t에서 2만4000t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11일에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탄소섬유 생산을 위한 법인인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를 신규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라미드 부문에서도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이 2003년 자체 기술로 개발해 2009년 상업화에 성공한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호스, 5G광케이블의 보강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신소재다. 2021년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총 613억원을 투자해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를 연 1200t에서 3700t까지 확대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분야에도 진출했다. 생산·조립·건립에 이르기까지 토털솔루션을 갖췄다. 현재까지 국내 총 28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국내 기업 최초 독자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의 내부 용기에 수소를 저장하고 누출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부품인 라이너의 소재용 나일론을 개발 및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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