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지난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관련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CFE)을 활용해 2030년까지 자산을 두 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LS는 최근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새만금개발청 및 전라북도·군산시·한국농어촌공사와 2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서 지주회사인 ㈜LS가 양극재 전문회사인 엘앤에프와 손잡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연내 착공하고, 1400명 넘는 직원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은 합작회사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이 맡는다. 공장은 전북 새만금 산업단지 5공구에 들어선다.
합작회사는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고 2025~2026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2029년에는 연간 12만t 생산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 규모는 1조원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구자은 회장은 발표에서 “LS-엘앤에프 배터리 솔루션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투자는 80%에 달하는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됐다”며 “한국을 2차전지 초강대국으로 만들자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비철금속 분야 최고 경쟁력을 지닌 LS와 양극재 선도회사인 엘앤에프가 손잡고 한국 배터리산업의 미래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장 착공으로 LS그룹이 2차전지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S MnM,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 등을 통해 황산니켈부터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가치 사슬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LS그룹은 2차전지 관련 역량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황산니켈, 전구체, 재활용 등 그룹의 2차전지 관련 역량을 한데 모아 투자와 고용 효과를 극대화하고, 국내 기업 간 K배터리 얼라이언스를 통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인 2차전지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비철금속 소재 기업 LS MnM은 지난 3월 출자사인 토리컴 부지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걸음을 디뎠다. 황산니켈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모회사인 LS 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을 공급하면 출자사인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를 거쳐 2차전지용 황산니켈을 만드는 구조다.
LS MnM은 황산니켈을 시작으로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수산화 리튬까지 제품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니켈 중간재와 전기차 배터리 전처리에서 나오는 생산물인 블랙 파우더와 같은 원료를 추가로 확보해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5000t에서 2030년 27만t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해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고 황산니켈을 직접 생산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LS의 행보는 구자은 회장의 ‘비전 2030’ 성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구 회장은 올초 “CFE와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LS가 발전하기 위한 큰 축으로 배전반 사업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구 회장은 “배전반 사업을 기반으로 2030년엔 현재 자산 규모를 두 배로 성장시켜 자산 50조원의 글로벌 시장 선도 그룹으로 거듭나자”며 “앞으로 8년간 총 20조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했다.
LS는 그룹 주력인 전기·전자 및 소재, 에너지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 각 계열사는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오랜 사업 경험을 살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분야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LS전선은 해외에서 대규모 해저 케이블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지난 3월 대만 서부 해상풍력발전단지에 11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따낸 해저 케이블 대규모 수주는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LS전선은 수주가 확대됨에 따라 동해시에 높이 172m의 초고층 생산타워 등을 포함한 공장을 추가로 준공했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 두 번째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S이모빌티솔루션은 올해까지 멕시코 두랑고에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2024년부터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번 멕시코 공장 준공으로 2030년에는 북미 시장에서 연간 약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LS가 강점을 지닌 전기·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솔루션을 바탕으로 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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