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개표 관리 시스템에서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된 것과 관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임 정부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의 선거관리 시스템이 해킹 공격에 거의 무방비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노터치 특권'을 줄곧 내세우더니 알고 보니 '노터치 태만'의 무능한 조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표지를 소쿠리에 담아 옮기거나 라면 박스를 임시투표함으로 사용하는 등 심각한 선거관리 부실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선관위가, 선거관리 시스템의 핵심인 투·개표시스템마저 해킹에 무방비로 방치하였다니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은 최근 2년간 선관위가 악성 코드와 해킹 메일 공격을 8차례 받았고, 이 중 7번이 북 정찰총국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매번 통보했다"며 "그때마다 선관위는 국정원의 보안 관련 경고를 거듭 무시하며 '해킹 우려가 없고 개표조작도 불가능하다'는 허언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개선조치는커녕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버텼는데, 그들이 태만으로 시스템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선거결과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작하기 위한 대역 음모의 수단은 아니었는지, 그 진실 또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번 점검은 선관위 전체 시스템 중 극히 일부에 한해 실시됐다고 하는데, 차제에 전체 시스템 일체에 대한 점검에도 착수해 제2, 제3의 부실선거, 조작 선거 논란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니라 ‘선거조작위원회’라는 세간의 비난에 대해 선관위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또다시 구렁이 담 넘듯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국가정보원은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지난 7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벌인 합동 보안점검 결과 다수의 해킹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유권자 등록 현황과 투표 여부 등을 관리하는 선관위의 '통합 선거인 명부 시스템'은 인터넷을 통해 침투할 수 있고, 접속 권한 및 계정 관리가 부실해 해킹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아울러 해킹을 통해 개표 결과까지 바꿀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정원은 "개표 결과가 저장되는 '개표 시스템'은 안전한 내부망에 설치·운영하고 접속 비밀번호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하지만 보안 관리가 미흡해 해커가 개표 결괏값을 변경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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