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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정 적자로 인해 미 국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금리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케네스 로고플 하버드대 교수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금리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될 것이란 학파에 속해 있다"며 "현재 펀더멘털은 고금리 장기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전문가인 로고프 교수는. 1975년 예일대를 졸업하고 1980년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7세에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 48세에 IMF(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됐다. 800년간 66개 나라에서 일어난 금융 위기를 분석해 2009년 출간한 ‘이번엔 다르다’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로고프 교수의 말처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계속 치솟고 있다. 지난달 초 연 4.1%에서 최근 연 4.88%대에 육박했다.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국채 매도세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조짐이 보이자 더 가팔라졌다. 앞서 로고프 교수는 지난 6월부터 미 국채 금리가 연 4%를 넘길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시 금리 수준은 연 3.6%대였다.
로고프 교수는 근본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 적자를 해결하지 않는 한 국채 프리미엄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질 이자에 붙는 프리미엄이 계속 증가하면 국채 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로고프 교수는 "높은 금리 수준을 지탱하는 펀더멘털이 있다"며 "국방, 에너지 등 연방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할 곳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제 위기에 대해선 아직 진단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 경제가 5%대 금리 수준에서 생존할 수 있냐는 질문에 "올해도 금리가 급격히 치솟았고, 언젠가 불황에 부딪힐 수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경제는 예상만큼 무너지지 않았다"며 "높은 금리 수준에서도 경제는 붕괴 대신 조정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로고프 교수는 실물 경제에 정부 지출이 반영될 때 금리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고프 교수는 "금리가 실물 경제에 역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면 투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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