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미 꽃 로고’ 티셔츠도 50만원대 정품 상품이 알리에선 1만8000원짜리 가품이 팔리고 있다. K패션 대표 브랜드인 우영미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 단독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헤드폰 업체 보스 가품도 정품의 10분 의 1 가격에 팔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한 달 전 알리 측이 “가품을 근절하겠다”고 밝힌 대책이 무색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12일 “가품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며 지식재산권(IP) 보호 정책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OTRA, 한국국제협력재단(KOICA) 등과 협업해 IP 침해 제품을 막겠다”며 “판매자가 제품을 올릴 때부터 가품이 아닌지 필터링하고, 필터링이 안 되면 제품을 삭제하거나 스토어 계좌 폐쇄와 계좌 동결등을 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인기 브랜드의 가품 상품에 대해 필터링 작업이 없이 가품 판매자가 검색 첫 화면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알리의 월 사용자 수는 지난 8월 55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 늘어났다. 최근 산둥성의 웨이하이, 옌타이 등에 물류 창고를 9000평 규모(축구장 4개 크기)로 확장한 데이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배송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국내 직구 규모는 2017년 2580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4024억원으로 급증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통관 검사에서 가품 상품만 6만2326건이 적발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에서 온 물건이 9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주문 건수 기준 알리바바(알리익스프레스·타오바오)의 지난해 직구 시장점유율은 43%였고, 올해 사용자가 크게 증가해 점유율은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은 내년부터 알리 익스프레스 등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에 대한 ‘짝퉁’ 실태 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품을 앞세운 높은 성장세는 소비자 피해는 물론 시장 교란으로 이어지는 만큼 영향력 확대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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