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약' 없어서 못 판다…주가 6% 급등한 회사

입력 2023-10-12 11:23   수정 2023-10-12 13:1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덴마크 제약 기업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신부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11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이날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신부전 치료 효과 임상시험 조기 중단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 임상 시험에서 당뇨병 환자의 신부전 치료 효과가 입증돼 해당 연구를 조기 종료한다고 이날 밝혔다.

임상시험을 감독하는 DMC(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는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약품이 성공하거나 실패할 것이라는 명백한 결과가 예상되면 시험을 조기 중단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이번에 노보 노디스크는 DMC의 권고에 따라 시험을 예상보다 약 1년 일찍 중단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의 신부전 치료 관련 연구 결과를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7년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출시했는데 이후 체중 감량 효과가 탁월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버전인 '위고비(Wegovy)'를 따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오젬픽이 신부전 치료 관련 효과도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주식예탁증서(ADR)는 6.27% 오른 98.84달러에 마감했다. 코펜하겐 거래소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4.88% 오른 681.80덴마크 크로네에 거래를 마쳤다.



바클레이스의 에밀리 필드 애널리스트는 오젬픽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 치료제의 성능은 원래 의도한 목적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노보 노디스크 목표주가를 기존 600덴마크크로네에서 745덴마크크로네로 상향 조정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1년 전보다 90% 넘게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40% 이상 상승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프랑스의 명품 대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위고비·오젬픽 미국서 품귀현상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 회사가 개발한 오젬픽과 위고비 덕분이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기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불리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으며 오젬픽 판매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위고비의 매출은 약 7억3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배 증가했다. 오젬픽의 매출은 약 21억5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두 비만 치료제가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팔리면서 일부 기업들은 위고비와 오젬픽을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억만장자들도 위고비와 같은 치료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와 오젬픽는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길항제다. 뇌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GLP-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해 살을 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들 치료제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비만약에 대한 향후 수요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비만 시장 규모가 2030년 770억달러(약 101조6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덴마크 생물학자 아우구스트 크로그가 1923년 설립했다. 이후 인슐린 등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몰두해 관련 업계 1위에 올랐으며 최근엔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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