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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란 악재에도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로 인해 축소된 실적이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실적이 반등하기 전에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 뉴욕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연달아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부진이 끝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따르면 실적 개선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양수(+) 값으로 역전됐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0%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역대 최저치인 -70%에서 크게 개선됐다. 이 수치는 향후 12개월 동안 주당순이익(EPS)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백분율로 나타낸 지표다. 100%라면 상승 가능성에 모두가 동의하는 셈이다.
월가 대부분이 증시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부터 실적 부진 주기가 끝나간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가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올해 4분기 EPS가 반등한 뒤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미 리 웰스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미 중앙은행(Fed)이 추가 금리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며 "금리만 유지되어도 내년 이익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대다수에 대한 수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 기업의 수익이 늘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업계와 임의 소비재 기업의 실적도 반등하는 추세다. S&P500에서 비중이 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등 세 기업은 지난 7~9월 간 이익이 작년보다 29%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인프라와 부동산 관련 업계는 실적 상승 폭이 작은 업종 중 하나다. 헬스케어, 소재·부품 업종은 지속해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종에 따라 수익성 전망이 엇갈리면서 옥석 고르기가 중요해졌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이 확산한 배경엔 기저효과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경기 전망을 했다는 비판이다. 지난 30년간 미국 기업 중 60%가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해왔다. 반면 2021년 초부터 전망치를 웃도는 비율은 80%에 달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애널리스트들이 실적을 낮춰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웬디 숭 BI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치는 너무 크게 낮췄기 때문에 실제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며 "이런 기저효과 때문에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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