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자신의 딸 조민 씨가 '입시 비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데 대해 "딸 이 어려서부터 의사를 꿈꿨는데 엄마가 준 표창장에 문제가 돼서 학교도 의사면허도 박탈되고 법정에까지 서야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게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의사 면허 취소됐는데 기죽지 않고 잘 싸우는 모습이 대단히 대견하다'는 진행자의 말에 "속이 상한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조민이) 어린 시절부터 응급의학과 의사 되겠다고 마음먹었고 아프리카 가서 의료봉사도 해서 의전원 들어갔다"면서 "알다시피 엄마 학교 가서 봉사활동하고 엄마가 표창장 주니까 그걸 받아서 제출했는데 표창장이 문제가 돼서 갑자기 학교도 의사면허도 박탈된 상태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 입장에서 속이 상하고 표창장 제출했다는 이유로 기소까지 되니 더 마음이 상한다"면서 "제 딸도 조만간 법정에 서야 하는데 그 모습 지켜와야 한다는 게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 기소 앞두고 검찰이 두 번의 언론브리핑 통해 아버지가 자백하면 딸 기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검찰이 이런 식의 행동을 할 수 있나, 이런 것이 우리나라 헌법과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검찰권인가 싶었다. 그런데 마침내 기소하더라"라며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 고문하기를 바란다'는 격한 표현을 썼는데 군사독재 시대에는 물고문, 전기고문 통해 국민들 고통에 빠트렸는데 시민들 인권 의식 높아져서 때리는 건 참지 못하니 합법적 권한을 사용해 국민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시민들이 불리한 진술하게 만들고 이러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제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대한민국이 대한검국이 되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저와 제 가족이 생생히 겪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명예 회복을 바라냐는 말에는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의원은 유죄 확정으로 의원직을 잃은 것에 대해 "아이들이 적은 것보다 인턴 한 시간이 적은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 "당시 고등학생이 인턴 오면 시간을 더 써주는 게 관례였다"라며 "고등학생이 적은 것보다 인턴 적게 했다고 처벌받았던 사례가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 전 의원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시절인 2017년 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씨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줘 조 씨가 지원한 대학원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인턴 확인서가 허위가 아니라 실제 인턴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민 씨는 자신의 기소에 대해 "기소를 당할 것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막상 기소되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낸 책에 "검찰은 기소를 결정하기 전에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부모님 반성과 혐의 인정 여부를 고려하여 나에 대한 기소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나는 30대, 성인이다. 그런데 나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데 부모님 입장을 반영한다는 말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딸 인생에 '빨간 줄'이 그어질까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용하여 '자백'을 압박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기소되었을 때, 나는 담담했지만 아버지는 '차라리 나를 고문하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격노하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라고 회고했다.
조 전 장관과 조 씨가 반발한 검찰의 입장은 조 씨 기소 전 검찰이 "조 씨 입장뿐 아니라 공범인 조 전 장관 부부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 전 장관 부부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한다"면서도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땠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땠는지는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조 씨는 기소됐고 검찰 관계자는 "공범의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조 씨를 기소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보인 조 씨의 태도와 최근 모습이 상반된 점이 있어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공범인 부모의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씨의 기소 여부를 볼모로 조 전 장관의 혐의 인정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에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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