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국민의힘의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 대해 "역대급 참패"라고 평가하면서 당정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서구 보궐선거의 역대급 참패는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도 "이러한 역대급 참패를 우리는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통상 민심을 움직이는 데 과거에는 6개월 이상이 걸렸지만, 지금은 각종 매체의 발달과 SNS의 힘으로 3개월 정도면 충분하다"며 "당정 쇄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만큼, 선거를 이끈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부 인사까지 싸잡아 인적 쇄신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대로'를 외치는 것이야말로 기득권 카르텔에 갇혀 있는 것"이라며 "이번 참패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이는 가을날 아침"이라고 덧붙였다. '기득권 카르텔'을 언급한 것 역시 윤석열 정부가 기득권 카르텔 타파를 천명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교훈 당선인이 득표율 56.52%(13만7065표)로 1위를 기록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39.37%(9만5492표)로, 1·2위 간 4만 표 이상인 약 17%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예상보다 큰 차이'라며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권영세·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참패로 인해 '지도부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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