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프로민바이오 "림프종 재발 환자 모두 완치"…비결은 BAFF-R

입력 2023-10-13 09:24   수정 2023-10-13 09:48


"과거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를 받고 림프종이 재발한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환자는 부분관해(PR·암세포가 부분적으로 사라짐)가 유지되다 어제 막 완전관해(CR·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짐)를 확인했습니다."

폴 송 페프로민바이오 이사는 12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 BAFF-R CAR-T 치료제(PMB-102)의 임상 1상 코호트(환자군)1 투여 결과를 발표했다. 많게는 10여 종의 항암치료에서 모두 실패해 암이 재발한 환자 3명이 모두 완치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페프로민바이오는 면역항암제 분야 권위자인 래리 곽 시티오브호프 부원장(페프로민바이오 과학자문위원회 의장)이 환자 맞춤형 항암제를 개발하고자 2016년 설립한 기업이다. CD19를 표적으로 하는 노바티스 킴리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와 달리 B세포 활성화 인자 수용체(BAFF-R)를 표적으로 삼는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페프로민바이오의 BAFF-R CAR-T 치료제는 기존 출시된 CAR-T를 투여 받았지만 암이 재발한 환자가 주요 대상이다. 송 이사는 "CD19 CAR-T 치료제는 초기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 30%는 재발하고 나머지 70%도 사이토카인분비증후군(CRS), 신경독성증후군(ICANS) 등 부작용을 겪는다"며 "이런 미충족수요를 개선하고자 새로운 표적 CAR-T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상에 참여한 세 환자 중 두 명은 각종 화학요법과 CD19 CAR-T 치료제를 투여받았지만 완치에 실패한 경우였다. 엘리자베스 버디 페프로민바이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첫 번째 환자는 병원에 왔을 때 골수 침범이 20% 정도 진행된 림프종 4기에 해당했지만 BAFF-R CAR-T 치료제를 투여받고 4주 후 CR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환자는 십여 가지 항암 치료를 받았는데도 재발한 사례였지만 치료제 투여 후 약 한 달 후 CR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BAFF-R CAR-T로 항원손실↓안전성↑

현재 FDA 승인을 받은 6종의 CAR-T 치료제 중 4종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19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들 치료제를 투여 받은 환자 중 일부는 항원 손실(antigen loss)로 암이 재발한다. 암세포가 살아남기 위해서 CD19를 발현하지 않는 식으로 진화하며 항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CD19와 달리 BAFF-R은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기 때문에 암세포의 항원 손실로 항암제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 페프로민바이오는 전임상시험을 통해 BAFF-R CAR-T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 이전 CD19 CAR-T 치료제 투여 후 발생한 항원 손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기존 CD19 CAR-T 치료제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D19 CAR-T는 미성숙 단계인 B세포에도 발현돼 T세포가 정상 B세포까지도 공격하는 문제가 있었다. BAFF-R은 미성숙 단계에서는 발현되지 않아 심각한 B세포 무형성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곽 의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BAFF-R CAR-T가 타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이유"라며 "환자 투여를 점차 늘리며 독성과 부작용을 지속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호트1 임상에서 세 환자는 1개월 평가에서 1등급 CRS 또는 1등급 ICANS 등 낮은 수준의 이상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CAR-T 치료 실패한 환자 대상으로 패스트트랙 노린다

페프로민바이오는 현재 2단계 용량(세포 2억 개)에 대한 환자 3명(코호트2) 모집을 완료한 상태로 2~3달 안에 BAFF-R CAR-T 치료제를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총 2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1상은 2025~2026년께 완료 예정이다.

송 이사는 "임상 1상 용량 증가 시험에서 최저 용량(세포 5000만 개)이었는데도 안전성은 물론 효능에 대해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왔다"이라며 "내년까지 총 임상 수행기관을 6개까지 확장해 더 빠르게 환자를 모집하고 임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프로민바이오는 기존 CAR-T 치료제와 경쟁하기보다 CAR-T의 효능을 못본 환자의 다음 단계 치료제로 우선 포지셔닝해 패스트트랙 등 신속한 승인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곽 의장은 "B세포 림프종 및 백혈병에 대한 CAR-T 치료의 높은 초기 효능이 불행히도 재발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이들에 대한 의료적 의료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BAFF-R CAR-T 치료제는 B세포 악성 종양에 대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프로민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으로 2~3년내 제품 상용화에 나선다. 곽 의장은 "글로벌 제약사 3곳과 라이센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상 2상에 진입하는 시점에 맞춰 국내 CAR-T 제조시설을 지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전체시장을 커버하는 CAR-T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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