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국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답해야 할 차례”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심은 윤석열 정부에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전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포인트 표 차로 이겼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방송에도 나와 대통령실의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는 ‘의미 없는 카드’라고 말했다. 보궐선거 패배 수습용으로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더라도 이는 수습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최소한 총리를 비롯한 내각에 대한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도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던지며 ‘독선적 정권’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정치적 부담을 지우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다음주 초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에게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됐는데,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이런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고 했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강성 지지층과 원외그룹, 단일 지도체제라는 세 축의 체제가 더 공고화될 것”이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SNS에 “혁신과 통합? 당원들은 더 가열찬 혁신을 원하고, 국회의원은 허울 좋은 통합을 원한다”고 썼다. 비명계와의 통합보다는 친명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 대표 복귀 이후 이뤄질 ‘가결파’ 의원 처리 논의, 공석인 최고위원 지명 등을 놓고 이 대표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승리에 도취해 친명 색채를 대놓고 드러낼 경우 내년 총선에서 거꾸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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