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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국가 협의체인 아랍연맹이 11일(현지시간)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22개 아랍권 국가가 참여하는 아랍연맹 외교장관들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연 긴급회의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고,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 간의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교장관들은 이스라엘에 “점령국으로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고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양측 무력 충돌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해 사우디 주도로 이뤄졌다. 분쟁이 벌어진 이후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하면서 “긴장 고조와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제 및 지역 관련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지지를 나타냈다.
빈살만 왕세자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유선상으로 가자지구의 군사 정세와 환경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의 전화는 올해 3월 양국 관계가 7년 만에 정상화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공식 통화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교장관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과 통화하는 등 걸프 지역 및 서방 지도자와 잇달아 접촉했다. 이후 사우디는 “이번 사태는 주권 국가를 세우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가 박탈된 데서 비롯됐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일각에선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스라엘-사우디-미국 간 3자 평화협정을 방해하려는 목적에서 기획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자 평화협정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로 인정받는 것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열망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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