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2일 잠실아파트지구와 이촌아파트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안을 열람공고했다. 지구단위계획은 해당 지역의 높이·용적률·공공기여방안·인센티브 체계·권장용도 등을 담은 재건축 밑그림이다. 잠실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는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와 잠실주공5단지, 장미1·2·3차, 미성·크로바, 잠실진주 등 핵심 단지가 포함됐다. 이번 계획에서 주목받는 단지는 장미1·2·3차 아파트다. 서울시는 송파대로를 중심으로 잠실주공5단지와 장미1·2·3차 등 대단지가 양옆에 늘어선 산 모양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계획안에서 잠실주공5단지(1구역), 장미1·2·3차(2구역), 미성·크로바(3구역), 진주(4구역) 등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모두 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로, 특별계획구역에 지정되면 유연한 높이·용적률 계획 등을 적용해 별도 개발안을 만들고 이를 지구단위계획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현재 3522가구 규모인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 6303가구 정비계획안을 만들어 서울시 자문을 받는 단계다. 미성·크로바(잠실르엘)와 잠실진주는 한창 공사가 진행 중으로 각각 1910가구, 2678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아직 정비계획이 없는 장미1·2·3차(3522가구)는 서울시가 용역을 통해 신속통합기획안을 만들고 있다. 면적 대부분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현재 180%~200%인 용적률을 재건축 때 최대 300%까지 높일 수 있다. 다만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역세권이기도 하고, 이번에 '세부개발 수립 시 용도지역 변경 검토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 일부 구역은 준주거지역(상한용적률 500%)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미 1·2·3차아파트 한강변으로는 15~20층을 배치해 수변에 걸맞는 경관을 형성하라는 지침이 포함됐다. 앞서 2019년 50층 재건축안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었던 만큼 고층 아파트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는 관측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잠실역 인근 구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광역중심지에 걸맞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계획안에는 단지 배치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도 포함됐다. 일률적인 판상형 대신 타워형·판상형·혼합형을 혼합배치하라는 조건이다. 또 주민공동시설의 3분의1 이상은 개방형으로 지하 1층~지상 3층에 설치할 것을 권장했다. 잠실엘스부터 리센츠, 잠실주공5단지까지 한강변을 동서로 연결하는 한가람로를 탄천까지 연결하기 위해 잠실주공5단지와 장미·1·2·3차 사이를 가르는 송파대로 밑으로 지하차도를 짓고 도로를 내는 방안도 공공시설 계획에 담겼다.
한강철교 북단의 동부이촌동 아파트 단지가 대거 포함된 이촌아파트지구도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된다.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현대한강아파트와 동아그린아파트가 통합 재건축하면 현재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1997년 지어진 현대한강아파트(516가구)와 동아그린아파트(499가구)는 최고 22층에 용적률이 383%에 달한다. 재건축 연한을 넘겨도 사업성이 떨어져 리모델링만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서울시가 인근 잔여지와 두 단지를 묶으면서 법적상한용적률이 500%인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사업성을 높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재건축시 단지는 오 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관문 경관을 형성할 전망이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강변·강서아파트는 특별계획 2구역으로 지정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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