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에 미국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첫 아동복 매장이 들어섰다. 저출산이 심각하지만 자녀뿐 아니라 조카나 손주 선물까지 챙기는 이른바 '에잇 포켓' 소비 트렌드 속 고가 아동복 수요가 늘어난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파타고니아 키즈 모노 스토어’(이하 키즈 모노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키즈 모노 스토어는 파타고니아 일반 매장보다 다양한 베이비, 키즈 제품을 모아놓은 매장이다. 판매공간과 함께 아동을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전세계 최초의 (파타고니아 아동복 전문) 매장"이라며 "매장 내에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드로잉존, 환경캠페인 체험존, 놀이공간을 조성했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월가 직장인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꼽힌다. '뽀글이'로 불리는 대표 제품 플리스는 실리콘밸리·월스트리트의 교복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이같은 브랜드 이미지와 함게 꾸준히 지속 가능성을 강조해 '착한 아웃도어'로 인식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0.2%, 23.7% 증가한 760억원, 2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가 아동복 시장에는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어 관련 시장이 고성장한 점도 키즈 모노 스토어 등장의 배경으로 꼽는다. 출생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가족과 지인들이 구입에 나서 불경기 속 아동복 시장이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1조2016억원으로 2020년(9120억원)보다 3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패션 시장이 40조3228억원에서 45조7790억원으로 13.5% 증가한 것보다 두 배 넘게 성장세를 보인 것. 컨설팅기업 매킨지도 국내 키즈산업 규모가 2012년 27조원에서 2025년 58조원으로 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최우혁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은 "(키즈 모노 스토어가) 파타고니아 해외진출 국가 중 최초일 뿐 아니라, 국내 유통되는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 중 최초의 매장"이라며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키즈 모노 스토어를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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