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 금리 급변동으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달러 강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기업 실적 발표 등의 요인이 겹치며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0.95% 하락한 2456.15에, 코스닥지수는 1.52% 빠진 822.78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채권 금리가 급상승한 여파다. 미국 9월 CPI는 전년동기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였던 3.6%를 웃돌았다. 이에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0.13%포인트(13bp) 오른 연 4.69%까지 뛰었다.
미국 국채금리 급변동과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겹치며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하루에만 2.41% 하락하며 2400선 근처까지 내려갔지만 삼성전자의 호실적 영향으로 12일에는 2479.82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10일 795.00까지 빠졌다가 이틀 만에 835.49까지 오르는 등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한국형 변동성지수(VKOSPI) 역시 상승세다. VKOSPI는 지난달 15일 종가 기준 11.3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날 기준 15.9로 40.7% 뛰었다. 2차전지 테마주 장세가 한창이던 지난 8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30일 이후 주식 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제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역시 최근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이라며 ”만약 3분기 기업 실적이 저조했다면 하락 폭은 더욱 커졌을 것“고 했다.
불안정한 국내 증시 상황과 달러 강세까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올해 들어 최장기간 연속 순매도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2조1350억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 11원50전 올라 달러당 1350원까지 치솟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