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이스라엘의 친구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보자. 그는 미국의 중동 정책이 실패했다고만 했을 뿐, 다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범죄는 러시아가 개전 뒤 우크라이나인에게 저지른 만행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마스와 러시아군이 저지른 민간인 살해는 단순히 분쟁의 결과물이 아니다. 전쟁을 구상할 때부터 계획의 일부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행위가 이슬람국가(IS)와 같다고 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집단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도 마찬가지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도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잔학한 범죄를 저질렀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이념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이란을 배후에 둔 바그너그룹과 같다.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 민간인을 죽인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제네바 협약이 있지만, 점점 강제성이 떨어지는 문서에 불과한 취급을 받고 있다. 이제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가 너무나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스라엘 지원은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을 가자지구로 유인하려는 계획을 가진 듯하다. 이 경우 군 병력뿐 아니라 가자지구의 민간인까지 사망하고, 세계의 의지도 꺾일 것이다.
민간인 살해와 함께 인질 납치까지 이들의 플레이북에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하마스는 대규모로 민간인 인질을 잡았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얼마 전 대가를 받고 미국인 인질을 풀어줬다.
러시아, 이란, 중국과 북한은 미국이 이런 끔찍한 뉴노멀에 단호하게 대응할 때까지 민간인 대량 학살과 인질 납치를 전략적으로 계속할 것이다. 군사적 억지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 9·11 테러 이전의 안일한 자세로 돌아갈 경우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가 지금 또다시 입증됐다.
이 글은 ‘Killing Civilians: The New Normal’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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