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10억원 미만 매수가 가능했던 서울 광진구 구축 단지들의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다. 구축 단지들의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다시 넘어서 전고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아직 보합 국면으로 저렴한 매물도 남았다는 반응이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8단지는 최근 전용 59㎡가 10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9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곳으로, 지난 6월 10억원에 거래된 뒤 다시 상승한 것이다.
1996년 준공된 537가구 규모 단지는 광장동 내에서 노후화된 단지로 분류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주차난 탓에 갈등이 큰 주변 단지보다는 거주 여건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전용 84㎡가 1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 상승기에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지난 8월 같은 크기가 12억2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이 2019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인근 상록타워 역시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보고 있다. 단지 전용 59㎡는 지난 7월 9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매물 중엔 여전히 8억원대도 있지만, 최근 일부 집주인이 가격을 오르면서 같은 크기임에도 11억원대 매물과 8억원대 매물이 공존하고 있다. 전용 84㎡ 역시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6월(12억원)보다 5000만원 오른 12억5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인근 구의동 현대프라임도 주변 단지보다 비교적 저렴한 곳으로 통했는데, 최근 가격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1997년 1592가구 규모로 조성된 단지는 2021년 전용 59㎡가 13억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지난 2월엔 8억2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이 크게 내렸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가격 오름폭이 커지면서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다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단지 내 전용 59㎡는 지난달에만 6건이 거래됐는데 적게는 9억9900만원에서 11억3500만원까지 거래가가 기록됐다. 매물 중에는 12억원을 넘는 곳도 많다.
업계에선 광진구 구축 아파트들이 서울 내에서도 비교적 학군과 거주 여건이 양호한 데다가 최근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가 큰 가격 등락 폭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가 겹치며 최근 안정화됐던 집값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광장동 극동2차의 경우 지난해 3월 1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전용 84㎡가 1년 만에 12억8500만원까지 떨어지며 5억원이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9월 같은 크기가 다시 15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인근 단지 중 가장 큰 등락 폭을 보였다.
광진구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중소형 구축 중 여전히 10억원 미만 매물이 많아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며 “다만, 10억원 이하 매물이 최근 많이 소진되며 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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