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질러!"
15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잔디광장이 '비보잉'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비보이 그룹 '더구니스크루'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 일어서 몸을 풀었다. 더구니스크루는 대한민국 최초 해군 출신 비보이팀으로, 부산국제연극제 등 여러 대회에서 상을 휩쓴 실력파 그룹이다.
공연의 포문은 '비트박서'가 열었다. 그는 목에서 오토바이 시동 소리를 내며 단숨에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쇳소리, 드럼 소리, 휘파람 등 다섯 가지의 비트박스를 한 번에 선보이며 실력을 뽐냈다. 비트박서의 박자에 맞춰 멤버들이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관객은 아낌없는 박수를 건넸다.
더구니스크루는 전통 무용, 미디어 등 다른 장르와 융합한 색다른 댄스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본격적인 비보잉 무대가 시작하자 7명의 비보이는 녹음 반주(MR)에 깔린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여러 비보잉 기술을 선보였다. 'L-O-V-E' '뉴욕뉴욕' '보디가드' 등 뮤지컬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변주한 음악에 맞춰 꽉 짜인 군무를 선보이자 시민들은 호응으로 화답했다.
오후 2시30분께 시작한 공연은 3시에 끝났다. 공연이 끝날 무렵 100여 명의 관객이 잔디광장을 가득 메웠다. 박자에 맞춰 신나게 율동을 따라 하는 아이부터, 어깨춤을 추다가 카메라 화면에 잡히곤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는 중년 부부까지 다양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신현수(11) 군은 "비트박스가 너무 신나서 도저히 가만히 앉아서 볼 수 없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970년대 힙합 문화에서 유래한 비보잉은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오른다. 드럼 브레이크 연주에 맞춰 춤을 춘 데서 '브레이크 보이', 이후 '비보이'로 불리게 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비트박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비보잉에 열띤 호응을 보내주니 감회가 새롭다"며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도 (비보잉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국내 최대 커피페스티벌인 '2023 청춘, 커피 페스티벌'은 오늘 저녁까지 열기를 이어간다. 오후 3시 30분부터 4인조 인디밴드 '분리수거 밴드'가 나서 분위기를 달군다. 대세 싱어송라이터 이바다와 주시크도 무대에 오른다. 행사는 한경arte필하모닉이 선보이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 클래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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