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부총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의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장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알 만한 국가들 대부분 1% 초반, 0% 초반 성장률”이라며 “객관적인 숫자를 봐달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0.8%포인트 오른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IMF의 하향 조정으로) 반등 크기가 작아지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선 이례적으로 반등을 크게 본 것”이라고 했다.
10일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보다 반등폭(0.8%포인트)이 큰 국가는 독일(1.4%포인트) 외엔 없다. 독일은 올해 -0.5%, 내년에는 0.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내년 주요 7개국(G7)을 포함해 멕시코(2.1%) 브라질(1.5%) 등 신흥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내년에 2.2%로 나오려면 계속 경기가 우상향으로 가야 한다”며 “IMF가 왜 한국을 긍정적으로 봤을까를 생각해보면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수혜를 본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는 우려를 내비쳤다. 추 부총리는 “사태 전개에 관해 누구도 확실한 정보나 확신이 없는, 굉장한 불확실성 속에 있는 것 같다”며 “정부도 상당히 긴장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통화 긴축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점과 건전 재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IMF도 물가 안정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화 긴축을 권고하고 있다”며 “방만한 재정 정책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IMF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건전 재정 기조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 부총리는 “긴축 재정이 경제 운영을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방만하게 운영해서도 안 된다”며 “당장 맛있는 것 먹겠다고 빚내서 잔치하면 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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