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회사에 소속된 버스는 시내버스 7000여 대, 광역버스 2500여 대로 각각 경기도 전체의 90%, 88%에 달한다. 파업이 시작되면 경기도에서는 사상 최대 버스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 버스의 파업 쟁점은 기본적으로는 임금 문제다. 노조는 10% 이상 임금이 높아지는 준공영제(공공관리제) 도입, 1일 2교대제 확대, 서울·인천 버스 수준으로 월급 인상(월 70만~80만원 인상, 인상률 20%) 등을 요구했다. 모두 쉽게 응할 수 없는 조건이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과 경기도 버스노조는 6월부터 4개월여간 ‘마라톤’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벌였으나 평행선만 달렸다.
경기도 버스노조는 작년에도 파업 일보 직전까지 갔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6500대, 1100개 노선 민영 버스를 모두 준공영제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고서야 가까스로 봉합됐다. 하지만 올 들어 경기도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준공영제 완료 시점을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미루면서 노조 반발이 거세졌다.
경기도는 일단 ‘달래기 모드’다. 윤태완 경기도 교통국 버스정책과장은 “19일 노사정 협의에서 도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노조 측을 끝까지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도 안팎에선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도 6%가량 임금을 올렸고, 30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준공영제를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사정을 노조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와 공사는 인력 감축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작년까지 3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본 공사는 2026년까지 2211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추진 중이고,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작년에도 같은 문제를 두고 노조가 파업에 나섰는데 공사가 구조조정을 유보하기로 한발 물러서며 하루 만에 파업이 끝났다. 봉합된 문제가 이번에도 터진 셈이다.
양대 노조에 속하지 않는 이른바 MZ노조(올바른노조·2000여 명) 등을 중심으로 파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 노조 간부들이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와중에 시민 불편을 볼모로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건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현장 인원 부족과 인건비 급등은 전 시장 시절 과도한 일반직 전환 때문”이라며 “인력은 부족한데 노조 간부들은 현장에 출근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작년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6808억원에 달한다.
김대훈/조철오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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