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기능사 자격에 도전한 20대가 4년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수입과 워라밸과 유연한 근무환경 등 '실리'를 쫓는 20대들이 눈을 돌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노후 대비를 해야 하는 중장년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격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확인됐다.
16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도배기능사 실기시험 접수인원은 2018년 4529명에서 2022년 5230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20대는 359명에서 782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30대 역시 940명에서 1320명으로 증가했다. 되레 '50대 이상'에서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했다. 성별 별로 분석한 결과 여성도 1305명에서 1659명으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개인사업자로서 유연한 근무 환경과 고수입이라는 실리를 쫓아 '험한 일'이라는 고정관념 깨고 자격 취득에 도전하는 청년·여성이 크게 늘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주택 공급 증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도배 물량이 늘어난 데다 새로 도배하는 기간도 짧아지고 있어 도배기능사의 인력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라는 게 인력공단 측의 설명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3~4년 전에 비해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다 보니까 일감도 줄었다"며 "대기업 연봉을 번다는 예전 전망에만 기대 섣불리 진입하면 곤란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 층에서 가장 선호하고 많이 도전하는 자격은 '지게차운전기능사'였다.
지난해 2022년 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에 접수한 수험자 217만7033명 중 설문 응답자 217만2331명의 설문 결과를 공단이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 전체 시험 접수 인원 총 31만9675명 중 지게차운전기능사는 2만322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한식조리기능사(2만2449명), 굴착기운전기능사(1만6057명)가 이었다.
40대에서도 총 34만3626명 중 2만192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식조리기능사가 1만786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30대에서도 2만3791명이 접수해 2만3770명의 산업안전기사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필기시험 접수인원 측면에서 봐도 지게차운전기능사 도전자는 가장 많은 편이다. '재직자 기준'으로 필기시험 접수자 숫자는 산업안전기사(5만5329명)에 이어 지게차운전기능사가 4만5619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취업준비생' 기준으로는 3만3363명으로 지게차운전기능사가 1위를 기록했다. 제과기능사(1만9755명), 제빵기능사(1만9234명)가 그 뒤를 이었다.
지게차운전기능사가 인기 끄는 이유로는 취득 용이한 데 비해 취업 시장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중량 3톤 이상 지게차는 면허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건설업체, 건설기계 대여업체, 토목공사업체, 금속제품 제조, 운송·창고업체 등으로 취업할 때 유리한 자격증으로 알려져 있다. 시험도 수시로 있고 실기시험 합격률도 50%에 육박한다.
동탄지역에서 지게차 대여 사업을 하는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취업 시 자격증이 있다면 무조건 유리하다"며 "지게차만 운용하는 별도 인원 두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수당 받기 위한 재직자들의 도전도 많으며, 젊은 직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중장년에게는 필수 자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도 40~60대 위한 지게차 운전양성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와 노사발전재단은 공동으로 지게차 인력양성과정 운영 중이며, 한국폴리텍대학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충북중장년내일센터, 경기 안산시 등 지자체 차원에서도 40~5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3톤 이상 지게차 자격증반 교육을 무료로 진행 중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