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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시장이 전례없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보험 대기업 평안보험그룹의 자회사 핑안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핑안부동산의 내년 1월 만기 20억위안(약 3705억원) 규모 채권의 금리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5%대였던 이 위안화 채권 금리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위기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수직 상승했다. 7월 말 15.9%로 약 3배 올랐고, 8월 중국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위안양그룹(시노오션) 등이 잇따라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지자 29.8%까지 뛰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을 포함한 경기 부양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채권 금리는 9월 초 다시 10%대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핑안부동산은 6월 말 기준 약 100억 위안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12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이자의 절반 정도만 감당할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매출도 2021년 최고치 대비 반토막났다”고 설명했다.
우려 요인은 더 있다. 지난 9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핑안부동산이 총 2억위안에 달하는 연체 대출을 은폐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핑안부동산이 모기업 핑안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의론자들은 핑안부동산이 핑안보험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구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는 핑안보험그룹이 핑안은행 등 핵심 자회사를 통해 핑안부동산을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1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핑안부동산과 그 자회사들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투기등급(투자부적격등급)인 ‘Ba1’로 강등했다. 자회사 핑안부동산 신용등급 역시 투기 등급 직전인 ‘Baa3’에서 투기 등급인 ‘Ba2’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카벤 창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이번 등급 강등은 기업 운영 및 자금 조달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핑안부동산 역시 신용지표 악화와 자금조달 접근성이 악화된 점을 반영했다”며 “회사가 실적을 개선하거나, 모회사 핑안보험에게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수익모델을 변경할 역량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로 향후 1년~1년 반 동안 핑안부동산의 신용 여건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핑안부동산의 손상차손과 우발채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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