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 주요 학원가에 있는 탕후루, 마라탕 가게 실태조사에 나선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7일 학원이 몰려 있는 강남 대치동, 양천 목동, 노원 중계동에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10명을 보내기로 했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인기인 탕후루, 마라탕 등 자극적인 음식이 어린이·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우선 학원가 내 탕후루와 마라탕 판매업소의 상호, 연락처, 소재지 등 정보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위생 점검도 병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식품정책과 관계자는 “‘탕후루’라는 상호를 붙이지 않고 간식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꽤 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정보를 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10대들 사이에선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식습관이 유행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부터 한달 간(올해 31~35주차) 냉동·간편 조리 식품 분야 10대 인기 검색어 1·4위는 탕후루와 아이스(얼음) 탕후루였다.
탕후루가 큰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 설탕 과다 섭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탕후루 1개에는 보통 설탕 10∼25g이 들어간다. 탕후루 2∼3개 이상을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인 50g(1일 2000kcal 기준)을 넘는다.
식품위생법 제70조 7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식품의 나트륨, 당류, 트랜스지방 등 영양성분의 과잉섭취로 인해 국민 건강에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서울시민 당류 저감화 계획’과 ‘나트륨 섭취 저감화 사업 계획’을 수립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탕후루는 최근 몇 달 사이 인기를 끌게 된 음식이어서 연초 계획 수립 당시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는 향후 당류, 나트륨이 많은 음식에 대한 대처방안을 만들 예정이다.
시는 탕후루와 마라탕의 판매를 제재하는 등의 조치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여건 속에서 대대적으로 식품 판매를 금지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건강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캠페인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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