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한국팀으로 참가한 ㈜한화가 쏘아올린 첫 폭죽은 공중에 ‘HANWHA’란 글자를 세겼다. 불꽃은 두 번 깜빡이고 ‘LIFE’로 바뀌었다. 이 행사는 한화생명의 63빌딩 바로 앞에서 열린다. 그 다음 바뀐 글자는 ‘OCEAN’이었다.
불꽃축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한화오션 직원들은 ㈜한화나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존의 그릅 주력 계열사가 아닌 오션이란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우그룹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한화오션에 다닌 한 부장은 “한화로부터 환영받는 느낌이었다”며 “10년차 정도의 후배들은 대기업의 안도감과 한화라는 간판아래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봤다는 얘기들을 한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공기업으로 출발해 대우그룹 계열사를 거쳐 2002년부터는 산업은행 관리체제를 받다가 올해 5월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불꽃축제의 글자 배치는 우연이 아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10일 발표한 창립 71년 기념사에서 “이제 우리와 미래를 함께 할 한화오션 또한 혁신과 도전을 통해 기존의 역사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공의 서사를 써내려 가자”고 계열사 중 유일하게 한화오션을 언급했다.
한화그룹의 한화오션 배려엔 환화의 ‘의리’와 전략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의리’가 그룹의 중요 철학인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을 빨리 새 가족으로 품으려는 노력이란 것이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한화그룹내 계열사 중 가장 자산규모가 크고, 여러 그룹내 사업과 연관성이 있어 미래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점도 한화오션을 초기에 배려하는 이유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계열사 중 유일하게 부회장급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으며, 사장급도 두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화오션 직원들도 달라진 위상을 체험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한 직원은 “배만 만들다가 한화그룹으로 들어오자 방산, 암모니아, 수소 등과 분야에서 계열사들의 협력 요청이 많아졌다”고 했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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