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석유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지역에서의 전쟁 확산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16일 코스닥 시장에서 석유 도소매 판매업체인 흥구석유는 23.70%를 기록하며 1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ANKOR유전(+7.00%)과 한국석유(+9.90%), 극동유화(+8.4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5거래일간 흥구석유와 한국석유의 오름폭은 168.9%, 70.6%에 달했다.
석유주 강세는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선물은 전장보다 5.8% 오른 87.69달러에 거래됐다. 전쟁 배후에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는 재차 자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석유주의 급등세가 투기성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 도소매 기업의 매입 원가도 올라 비용 부담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석유의 경우 유가의 등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156억~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유가가 도소매 석유 기업의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고유가가 기업 실적과 직결되는 대형 정유주의 경우 중동지역에서의 전쟁 소식 이후에도 2~5% 내외의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대형 정유주인 S-Oil은 이날 0.41% 하락하며 약보합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이라 일시적 테마에 투기성 자금이 모이기 쉬운 환경"이라며 "테마가 사라졌을 때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