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가 상승으로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인건비, 재료비 등을 감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제조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을 택했다.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닭을 두 번 튀겨 붓으로 일일이 양념을 바른다는 조리법을 고수해 온 교촌치킨은 30년만에 튀김 로봇을 도입했다. BBQ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의 튀김유를 이번 달부터 교체하는 등 각 사의 ‘시그니처’ 메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튀김 솔루션은 튀김 바스켓 6개를 동시에 운영해 시간당 최대 24마리의 치킨을 튀길 수 있다”며 “튀김기 상단에 설치돼 공간 활용도가 높고 기름 교체, 바닥 청소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교촌은 소스 바르기를 제외한 조리 단계에서 업무 강도를 줄인다. 교촌치킨은 경쟁사보다 마리 당 치킨 조각이 많고 양념을 붓으로 겹겹이 바르는 작업을 고수하고 있어 경쟁사보다 인력이 1.5~2배 정도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매장에서 반죽하기, 튀기기, 소스 바르기까지 모두 소화하려면 업무 강도가 상당하다”며 “반죽은 연구개발(연구·개발)을 통해 본사에서 담당하고 튀기는 작업은 로봇이 대신할 수 있도록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붓으로 양념을 바르는 작업은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교촌은 1991년 창립 이후 30년 넘게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조리법을 유지해왔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일부 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분무기로 양념을 분사하거나 넓은 양념통 안에 치킨을 넣고 굴려보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붓을 사용한 경우에 양념이 가장 잘 배어들었다”며 “소스를 바르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해당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황금올리브치킨을 출시할 때 도입한 후 18년간 이 올리브유를 고집한 BBQ가 원재료 비용 부담을 끝내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달부터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반반씩 섞은 ‘BBQ블렌딩 올리브오일’을 쓰기 시작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반복적인 외식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작년과 같은 가격 인상 조치보다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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