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확전에 불똥…대한항공·진에어 '신저가' 경신

입력 2023-10-16 14:25   수정 2023-10-16 14:3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해운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이날 장중 각각 1만9390원, 1만58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하루에만 3% 넘게 하락하는 중이고, 진에어는 4% 이상 빠졌다.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주도 고전하고 있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장중 각각 1610원, 405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태웅로직스, 흥아해운도 오후 2% 이상 하락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키로 결정하는 등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5.8% 상승한 87.69달러에 마감했다. 항공사·해운사는 운영비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상당하므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실적이 악화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은 높은 환율가 유가로 인해 실적 부담이 존재한다”며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탱커선 평균 운임은 전주 대비 47.2% 반등했는데 유가 상승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최악의 국면으로 진행될 경우 국제 유가가 추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원유 수송의 핵심 루트인 이란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산될 경우 공급망 차질로 원유 가격이 뛸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약세장을 초래할 만큼의 유가 급등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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